![]() ![]() 하는 수 없이 전에 샀던 글라스 펜촉을 불편하게 쥐고 글을 썼다. 편지 였는데, 첫 글자를 쓰기 전부터도 이건 절대로 보내지 않을 편지지만, 하고 생각했다. 역시나 끝을 맺지 못한 채 절반 정도 쓰다가 접어서 집어 넣었다. 잉크를 찍어서 글씨를 쓰는 것은 재미있다. 글씨도 꽤 마음에 들었다. 산겐자야 주택가의 가게에서 파랗고 커다란 보온병을 마련했다. 나도 드디어 "すいとうのある暮らし”를 하게 되었다. 일요일 처음으로 아이스 커피를 가득 담아 외출 했는데 비가 내렸다. 일하는 곳의 작업실 대청소를 하기로 했는데, 사정이 생겨 혼자 대청소를 하게 되었다.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상황 탓인건 아는데, 항상 제일 힘들 때 나 혼자 하는 것 같아서 조금 울적해졌다. 그리고 이렇게 일하고 나면 꼭 병나서 일주일은 드러누워 끙끙 앓게 되니까 이번에는 조심해야지. 일하는 건 원래 그런건가 보다. 전에는 안보이던 글자들이 조금씩 더 많이 보이기 시작해서, 요즘은 서점 가는 것이 즐겁다. 카페랑 목욕탕
![]() ![]() ![]() 귀를 열어 들어보았더니 쇼와 1년의 건물이라고, 그리고 전에는 은행이었기 때문에 키친 뒤의 문이 저렇게 두껍다. ![]() 항상 이나리쵸 역 근처의 고토부키유 라는 목욕탕엘 가는데 이날은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우메노유 에 가보았다 무엇보다 외관이 빨갛고 정말 예뻤기 때문에. 굉장히 낡은 목욕탕이었다. 일본의 목욕탕은 천장이 굉장히 높아서 기분좋다. 대신 한 공간을 낮은 벽으로 막아서 남탕과 여탕이 나눠져 있기 때문에 남탕의 소리가 다 들려오는게 신기하고 좀 어딘가 불안하다. 여보, 나 목욕 다했으니까 이제 나가요~ 하고 외치면 응 나도 이제 곧. 이라는 회화가 가능하다. 허허. ![]() ![]() 저 자리에 앉으면 남탕과 여탕이 다 보인다. 타올을 두고 와서 다음날 찾으러 갈겸, 목욕하러 다시 갔더니, 저 자리에 아저씨가 있어서 타올만 찾아서 나왔다. 적응안돼.. ![]() ![]() ![]() 찾는 만화책이 없어서 그냥 오기 너무 아쉬워 추천해 달랬더니. 70년대의 완전 어두운 (에로)만화를 추천해줘서. 덜컥 사왔다. 흐흐. 말 안하면 줄담배 피우면서 무서워 보이는데 , 정말 친절하고 잘 웃는 아저씨. 내가 찾는 만화책을 다음날 도착하도록 전화를 해주고, 책방의 책 목록과 가격이 적힌 안내서(?) 를 판매하는 거였는데도 굳이 가지고 가라고 주셨다. 난 열심히 에로 만화 읽고, 목록에 동그라미 그렸다. ![]() 그래서 짐보쵸 가면 별일 없어도 에리카와 이모야는 꼭 들렀다 온다. 흐흐. 도쿄에서는 치요다구의 찻집에서 마시는 커피가 제일 맛있는 것 같다. ![]() 나는 이 헌책방이 있는 건물이 참 좋고, 3층으로 계속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그 계단길도 참 예쁘다. 조금 퀘퀘한 냄새가 나지만. 그것도 좋다. 한 층마다 4개 정도의 작은 문이 있는데, 그 중 하나의 문이 헌책방. 바로 옆에 있는 문닫은 세탁소도 낡고 예쁘고, 세탁소 건너편 건물도 하얗고 예쁘고, 저편엔 에리카가 있고, 헌책방에서 계단을 내려와 1층으로 나왔을 때의 골목길이 반듯하고 고와서 살아 있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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